IB 교육

MYP에서 자기주도학습은 어떻게 길러지나?

여행재단사 2025. 6. 3. 18:00

IB MYP(Middle Years Programme)는 중학생 시기의 학생들을 위한 교육 과정이지만, 그 철학은 단순한 ‘지식 전달’이 아닌 자기주도학습(Self-directed Learning)의 기초를 다지는 것에 있습니다. 이는 단지 숙제를 스스로 하게 하거나 공부 계획을 세우게 하는 차원을 넘어, 학생이 스스로 탐구할 주제를 선정하고, 정보를 찾고, 판단하며, 자신의 학습에 대해 반성하고 조정하는 능력까지 포함합니다. 이러한 자기주도 역량은 단기간에 길러지기 어렵기 때문에, MYP 5년 과정 내내 다양한 방식으로 점진적이고 체계적으로 길러집니다. 이 글에서는 MYP에서 자기주도학습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어떤 도구와 환경이 이를 뒷받침하는지를 살펴봅니다.


🔍 자기주도학습, IB에서는 어떻게 정의될까?

IB 교육과정에서 말하는 자기주도학습은 단순한 시간관리나 과제 수행을 넘어서, 자신의 배움에 책임을 지는 태도와 역량 전반을 의미합니다. 이는 IB의 핵심 역량인 Approaches to Learning (ATL) 프레임워크 안에서 명확히 다뤄집니다. ATL은 학생이 지식 습득뿐 아니라 학습 방법 자체를 배우는 과정을 강조하며, 크게 다섯 가지 영역(사고력, 자기관리, 조사, 소통, 협력)으로 나뉩니다.

예를 들어, 어떤 과제를 수행할 때 단순히 “이걸 언제까지 끝낼까?”를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 이 과제를 왜 하는가? (메타인지적 사고)
  • 어떤 전략으로 접근할까? (계획 세우기)
  • 자료는 어떻게 수집하고 정리할까? (정보 활용 능력)
  • 어떻게 표현하면 효과적일까? (소통 전략)
  • 어떤 점을 다음에 더 잘하고 싶은가? (자기 성찰)
    와 같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도록 유도하는 것이 IB식 자기주도학습의 핵심입니다.

MYP에서 자기주도학습은 어떻게 길러지나?

🧭 구체적인 실천 방법: 수업, 과제, 피드백 구조 속에 녹아 있다

MYP에서는 모든 수업과 과제가 자기주도적 태도를 기를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선택형 과제(Choice-based Task)
    하나의 주제에 대해 다양한 표현 방식 중에서 학생이 스스로 선택하도록 유도합니다. 예를 들어, 역사 과제에서 ‘발표, 글쓰기, 포스터 제작’ 중 하나를 선택하게 하면, 학생은 자신의 강점과 선호를 고려해 과제 전략을 스스로 결정하게 됩니다.
  2. 피드백 기반 평가(Feed-forward Evaluation)
    점수보다 피드백 중심의 평가가 강조되며, 교사의 피드백 외에도 학생 스스로 자신의 과제를 평가해보거나 친구의 작업에 대한 피드백을 주고받는 활동이 많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 자기 성찰과 타인의 관점을 수용하는 태도가 함께 길러집니다.
  3. 개인 프로젝트(Personal Project)
    MYP 마지막 학년에 수행하는 대표적인 자기주도 프로젝트로, 학생이 자신의 관심사를 주제로 정하고 6개월 이상 탐구하여 결과물을 만들어냅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아이디어 기획 – 조사 – 실행 – 결과 평가까지 전 과정을 스스로 경험하며, 자기주도학습의 정점에 도달하게 됩니다.

🧠 교사와 부모는 ‘길잡이’가 되어야 한다

MYP에서 자기주도학습은 ‘혼자 공부하라’는 의미가 아닙니다. 오히려 초기에는 많은 구조와 질문, 가이드라인이 필요합니다. 학생은 처음에는 ‘계획을 세운다’는 개념 자체도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교사는 ATL 기술 중 계획 세우기(Time Management), 목표 설정(Goal Setting), 성찰(Reflection)에 대한 다양한 수업 활동을 통해 기본기를 훈련시킵니다.

이때 부모 역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 “숙제 했니?” 대신 “오늘은 뭐부터 시작할 계획이야?”
  • “언제 끝낼 수 있을 것 같아?”
  • “해보고 나니 어떤 부분이 제일 어려웠어?”
    처럼 문제 해결의 주체를 자녀 자신으로 옮기는 질문은 효과적인 개입 방법입니다.

또한, 자녀가 과제 중간에 포기하거나 막막해할 때 “그럼 엄마가 알려줄게”보다는
“어디까지 해봤는지 설명해줄래? 너 생각은 어때?”처럼 과정에 대한 대화를 끌어내는 방식이 자기주도성을 깨우는 데 훨씬 효과적입니다.


🎯 자기주도학습은 ‘완성’이 아닌 ‘형성’의 여정

MYP를 거치는 동안 학생이 완벽하게 자기주도학습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스스로 배우는 힘을 기르는 태도와 습관을 형성하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실패도 겪고, 계획대로 되지 않는 경험도 하고, 좌절도 하게 됩니다. 그러나 이러한 경험을 통해 아이는 “실패했지만 다시 시도할 수 있다”, “이 방법은 나한테 잘 안 맞으니 다른 전략을 써보자” 같은 **자기 조절력(self-regulation)**을 기르게 됩니다.

결국 자기주도학습은 단기간의 실력 향상이 아닌, 평생학습자로 살아가기 위한 가장 중요한 기반입니다. IB MYP는 바로 그 기반을 차근차근 쌓아가는 과정이며, 학생 개개인이 ‘나의 배움’에 대한 주도권을 갖도록 설계된 교육 시스템입니다. 이 여정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결과보다 아이의 시도 자체를 인정하고, 그 과정을 지지해주는 어른의 시선입니다.